레나르트 아파트에 어서오세요 (10)
타르타로스 공식 카페(http://cafe.naver.com/tata0)에 올렸던 소설 모음입니다.
그 당시 썼던 글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드디어 연재 편수가 두 자리수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 희한한 현대물같지 않은 현대물 스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랄까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
"나는 대마법사다."
그 남자의 선언 이후로 한 10초 정도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던 것 같았다.
"...저기요. 잠깐만요. 여기 혹시 몰래 카메라?"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핑코였다.
"?"
조용히 앉아만 있는 탱이 앞에 서 있는 남자는 뭔 소리냐는 표정을 짓고 안경을 제대로 코 위로 올렸다.
"죄송합니다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연하지."
아엘로트의 말에 남자는 '내가 그것도 못할까봐'라는 투로 대답했다.
"이 로봇에는 일종의 마법적 장치가 되어 있다. 보아하니 꽤나 오랫 동안 작동을 안 했던 것 같은데, 아까 1동의 결계진에서 마력의 폭발이 일어나 이 장치가 발동한 거다. 그런데 그 폭발이 너무 과해서 로봇이 난동을 부린 거다."
이 설명 다음에는 방금 전보다 더 가라앉은 무거운 침묵이 공간을 메웠다.
이건 설명이 아니라...
"..나 방금 판타지 소설을 읽은 기분이었는데..."
루코의 말대로, 판타지였다.
집안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무심하게 등을 돌려 다시 탱이를 바라봤다. 탱이는 다시 완전히 정지한 상태였다. 그는 마침 앞의 철판이 떨어져나간 채 몸속 장치들을 훤히 보여주고 있는 탱이의 몸통을 뚫어져라 보다가, 안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금속판으로 둘러싸여진 큐브 모양의 작은 부품.
"자-잠깐!"
슈발만에게 붙잡혀 있던 핑코는 그를 뿌리치고 탱이 옆으로 달려갔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보면 모르나? 수리중이다."
여전히 무심한 남자의 대답은 핑코의 분노 게이지를 올려버렸다.
"수리중이라니, 이건 남의 로봇 맘대로, 그러니까 이게 어떤 로봇인데-"
"너,"
그제서야 남자는 핑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주인인가?"
"......."
갑작스런 질문에 핑코는 잠시 멈췄다가, 화난 얼굴로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는 손에 탱이에게서 꺼낸 부품을 들고 일어섰다. 생각보다 키가 커서, 핑코는 그를 목아프게 올려다 봐야 했다.
"따라와."
그 한 마디만 짧게 내뱉고 남자는 현관으로 곧장 향했다. 그 뒤를 알퐁스가 쫓아갔고, 핑코는 여전히 화가 난 채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가 향한 곳은 엘레베이터였는데, 엘레베이터는 마침 2층에 멈춰져 있었다. 알퐁스가 주인 대신 위로 향하는 화살표 버튼을 눌렀고, 문이 열렸다.
"..어디 가는 거야?"
"...집."
핑코는 남자를 다시 올려다 봤다. 집이 같은 동에 있었던 건가-아니, 사실, 그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을 거란 생각은 핑코도 하고는 있었다. 안 그러면 매년마다 자신의 집에서 나오는 소음을 들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실제로 당사자를 만나 그런 사실을 알게 되니 새삼스레 핑코는 놀랐다. 그러다가
"-잠깐만!!!"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려고 할 때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 핑코는 반사적으로 '열림' 버튼을 눌렀다.
다시 열린 문 앞에 서 있는 것은 슈발만과 아엘로트였다.
"발만씨, 깜장 오빠..?"
"아, 아니, 그냥, 그게, 너만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해서, 그러니까,"
"핑코씨 혼자 보내 드리기엔 위험해서 말입니다. 시간도 늦었구요."
쭈뼛쭈뼛 변명하듯 말하는 슈발만 대신 아엘로트가 끼어들어 핑코를 따라온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당연히 슈발만은 잠깐 울컥.
"다른 사람들은?"
우선 엘레베이터에 핑코를 따라온 두 사람을 태우고, 핑코가 물었다.
"다른 분들은 핑코씨 집을 치우기로 했습니다. 아까 꽤 어질러졌었죠."
아엘로트의 말에 핑코는 우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로봇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남의 집을 청소해 주는 상황이라니.
"..그런데 몇 층까지 올라가는 거지?"
슈발만에 말에 핑코와 아엘로트는 문 위의 숫자판을 올려다 봤다.
6...7...8...
"하아?"
핑코는 어리둥절했다. 핑코 일행이 내린 층수는 2동에서 가장 높은 층인 12층이었다. 남자가 간 곳은 그 중에서도 1209호. 그의 집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핑코와 같은 9호 라인인 것은 알겠는데, 핑코의 집인 2층에서 나는 소리를 12층에서 도대체 어떻게 듣는 것이었을까?!
"같은 입주자셨군요."
남자의 집에 들어와 간단히 내부를 둘러보던 아엘로트가 말했다.
그의 집은 물건들이 많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책꽂이에 가득 꽂혀있는 오래된 책들하며, 베란다에 있는 수많은 화분들까지. 거실 한 쪽 벽에 원래 다른 사람들이 TV와 서랍장을 놓을 만한 곳에는 대신 길다란 나무 책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위에 있는 게 참으로 비현실적이었는데,
마치 어디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실험 기구들이 거기 있었다. 구불구불거리는 유리관, 자주색 등등의 수상한 색의 액체가 담긴 시험관들과 플라스크들, 그것들은 마녀 혹은 마법사가 낄낄대며 만지작댈만한, 그런 기구들이었다.
핑코는 물론이고 슈발만과 아엘로트도 할 말을 잃을 정도로 희한한 공간이었다, 그 집은.
남자는 그 책상 앞에 앉아 들고 온 탱이의 부품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넋을 놓은 상태로 있던 핑코는 그 장면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어,
"야!!!"
고함을 지르고 바로 남자에게로 달려갔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수리중이라고 했지 않나."
"그렇다고 해도 주인에게 설명은 해 주고 건드려야지!"
"설명해달라고 한 적이 없지 않나."
침착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대답하는 남자에게 핑코는 기가 막혀 더 뭘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어느새 핑코 옆으로 온 아엘로트가 여느 때처럼 공손히 묻자, 남자는 '흐음' 한숨을 작게 쉬고 입을 열었다.
"아까 그 로봇은 이 장치(그러면서 남자는 분해하다 만 부품을 가리켰다)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거였소. 한....(슈발만 쪽 벽에 있는 벽시계를 보고 나서는) 1시간 27분 전에 1동에 있는 결계진에서 마력이 과하게 폭발해 이 장치에도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문제를 없애보려고 하는 것인데, (아직 화난 표정의 핑코를 보며) 불만 있나?"
"......."
핑코는 아직도 기가 찬 상태였다. 결계진이니 마력이니, 게다가 아파트 1동이라면 무너진지 오래인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결계진이라거나...마력...은 뭡니까?"
슈발만도 남자에게 다가 와서 물었다.
"...이래서 일반인에게는 설명이 안 돼..."
남자는 대답 대신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어느 새 남자 손에 맡겨졌던 탱이의 부품은 완전히 분해되어 있었다. 잡고 있던 드라이버를 한 쪽으로 치우고, 그는 뭔가 알 수 없는 손동작을 하더니 다시 부품을 원래 모양으로 조립하기 시작했다.
"다 됐다. 이걸 다시 넣으면 아마 아까 전처럼 로봇이 난리를 피울 일은 없을 거다."
남자는 부품을 핑코에게 돌려 주었다. 그걸 핑코는 잽싸게 낚아채 다시는 뺏기지 않을 거란 식으로 품에 안았다.
"..다시 마력이 폭발하더라도 말입니까?"
아엘로트의 말에 남자는 잠시 놀란 눈을 했다가 이윽고 "그렇소. 강화도 해 뒀으니까." 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거기에 또 꼬박꼬박 대답하는 아엘로트를 핑코와 슈발만은 황당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이 사람, 단어들을 알아듣기는 하는 거야?
"..그, 그럼 이제 문제가 안 생기는 거지?"
핑코는 가까스로 다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몇 번을 더 말해야 되겠나."
남자가 귀찮다는 듯이 내뱉자 핑코는 다시 자기 안에 분노 게이지가 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아, 그러고 보니 외관이 많이 낡았던데, 그건 주인이 관리를 안 해서 그렇게 되는 거다."
핑코가 싸우려고 튀어나가게 만든 말까지 덧붙여 주었다. 물론 핑코는 슈발만에게 붙잡혔지만.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바람에 내내 조용한 편이었던 슈발만은 간단히 인사를 한 뒤 씩씩대는 핑코를 데리고 현관으로 나왔다.
"수고하셨습니다, 대마법사님."
아엘로트도 싱긋 웃으며 슈발만의 뒤를 따르려다가, 문득 뒤돌아보고 한 마디 더 했다.
"그런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계속 책상 앞에 앉은 채 가만히 핑코 일행을 지켜보던 남자는,
"크로모도."
라고 짧게 대답했다.
"...아엘로트. 아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던 거냐, 너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다시 2층으로 내려가면서 슈발만이 한 말이었다.
"크로모도씨가 하신 말씀 말인가요?"
아엘로트는 하하 짧게 웃었다. "아뇨, 저도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마력이 과하게 폭발해서 부품이 고장났다-정도만 알아 들었던 거죠."
"...마법이란 게 있긴 있는 거냐? 그런 거 다 사람들 상상 속에서 나온 거 아니었어?"
슈발만은 멍하니 숫자판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글쎄요. 그런데 오늘 일로 보면...뭐라고 단정지을 수가 없겠군요, 하하."
아엘로트는 그러면서 어딘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로인지 모도인지, 재수 없어!"
갑자기 핑코가 소리지르며 발로 엘레베이터 문을 뻥 찼다.
"핑코!"
그 뒤 핑코는 씩씩대기만 하고 가만히 있기는 했지만, 핑코가 내뿜는 오오라는 몇 살이나 더 먹은 슈발만이나 아엘로트가 감히 건드릴 것이 아니었다.
한 편 핑코네 집에서는 청소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그래니트가 청소하는 김에 핑코가 손을 대지 않았던 안방까지 말끔히 치워버리자고 의견을 냈었는데, 탱이가 먼지와 함께 살았던 그 방도 이제는 반짝반짝 빛나는 바닥을 가진 방이 되어 있었다.
"후우, 청소하고 나서 이렇게 보람찬 적은 처음인걸?"
루코는 깨끗해진 안방을 바라보며 기지개를 쭉 켰다.
"그런데 아까 그건 뭐였을까?"
그러면서 루코는 옆의 소마를 쳐다봤다. 그러자 소마는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글쎄."
"어쩌면 세상에는 정말 마법같은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런가, 하핫."
루코가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고 소마는 곤란하다는 듯 웃어버렸다. 딱히 부정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쩌면 세상에는 정말 나시프 족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어느새 그래니트가 루코 뒤로 와서 말했다.
"그러면 정말 재밌겠는데요?"
"실제로 나시프 족을 만나면, 나시프 귀는 어떤 촉감일까 만져볼 수도 있을지 몰라요!"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나시프'에 관한 대화에 빠져든 루코와 그래니트를 두고, 소마는 이실리아에게 갔다. 아까부터 소마에게, 이실리아는 왠지 이상해 보였다. 그 아까라면, 이실리아가 탱이를 잠재운 남자를 봤을 때부터.
이실리아는 베란다에서 물끄러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봄의 밤하늘은 맑고 아름다운...것까진 알겠는데 소마는 지금 그런 낭만적인 감상보다 이실리아가 더 마음에 걸렸다.
"이실리아씨, 괜찮으세요?"
이실리아는 천천히 소마 쪽으로 고개를 돌려 "응."이라고 나지막이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느릿하게 고개를 원위치로 돌려 말없이 창 밖만 바라봤다.
그제서야 소마도 같이 창 밖을 말없이 바라봤다. 3년 전부터 이실리아를 알아온 소마는, 이실리아가 정말 괜찮았던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실리아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무언가는 그닥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이실리아는 조용했을 뿐, 안정적이었던 것이다. 딱히 걱정해 주지 않아도 될 만큼. 만약 옆에 핑코가 있었다면 '소마 오빠는 남 걱정을 너무 과하게 한다니까-'라고 한 마디 했을지도 모른다. 실은 핑코가 오히려 자신보다 더 이실리아를 걱정했을텐데, 탱이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못 알아차렸던 것 뿐.
"우와아, 깨-깨끗하다!"
때마침 들려오는 핑코의 목소리에 소마와 이실리아는 현관 쪽을 바라 봤다.
"다녀오셨어요?"
그래니트의 말에 핑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 고쳐진 탱이의 부품을 들어보였다. "그 모로가 고쳐 줬대. 고쳐진 건진 잘 모르겠지만."
"모로?"
"아까 탱이를 멈추게 하셨던 크로모도씨 말입니다. 12층에 살고 계시더군요."
아엘로트의 부가 설명에 루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핑코의 마음대로 작명하기 스킬이 발동한 것이군-하면서.
"그럼 그 크로모도씨는...같은 아파트에 사는 분이셨군요."
소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게. 오늘 처음 본 사람인데..."
슈발만도 고개를 갸웃.
"그나저나, 다들 너무 고마워!"
핑코는 아까와는 딴판으로 기쁘다고 꺅꺅 거리며 거실을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오히려 우리 집이 전보다 더 깨끗해졌어!!!"
"청소한 저희도 기뻐요,"
그래니트는 순수하게 기뻐하는 핑코에게 웃어주었고, 이실리아도 조용히 미소지었다.
"아 참, 이제 이 부품을 테스트해 봐야지~"
핑코는 아직 거실 한 구석에 주저앉아 있는 탱이에게로 달려가 부품을 제자리에 끼워 넣었다.
'파짓'
부품이 단자에 연결되자마자 탱이의 눈에서 빛이 나왔고 머리의 태엽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탱이야, 나 알아보겠어? 나 핑코!"
핑코는 멀찍이 떨어져 탱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탱이의 눈이 자신의 모습을 스캔하는 것이 보였다. 순간 핑코는 긴장했다. 아까 그 사람이 부품을 이상하게 만져서 오히려 탱이의 인공지능이 더 망가졌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때문에.
"...데이터...핑코와 80% 일치..."
"데이터 불일치가 아니네요."
소마는 상황이 긍정적인 거 같아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그래 나 핑코야! 그런데 그 데이터로부터 5년 뒤의 나라서 좀 컸어!"
핑코는 웃으며 탱이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데이터 수정...핑코.....데이터 수정 완료."
"..됐나?"
루코, 그리고 거실의 다른 사람들 역시 핑코처럼 긴장하고 있었다.
"자, 그럼, 재스캔 해 봐!"
"...데이터...핑코와 100% 일치..."
"됐다!!!"
핑코는 탱이를 와락 껴 안았다. 루코와 소마는 저절로 박수까지 쳤고, 그래니트는 이 광경이 감동적이었는지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그 때.
'따르르르르르릉-'
분위기를 깰만한 날카로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어라,"
핑코는 탱이에게서 내려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분명히 밤 10시 0분 0초 이후로는 큰 소리를 내지 말라고 경고했-"
"아, 모로씨?"
핑코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바로 말을 끊어버렸다. '모로'라는 말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탱이에게서 핑코에게로 쏠렸다.
"아, 음, 그 뭐냐. 수리해줘서 고맙수."
핑코는 잠시 멈칫하다가 시원하게 크로모도에게 감사를 표했다.
"...별 거 아냐."
"그래그래. 그럼 좋은 밤 돼, 모로씨!"
그리고 핑코는 시원하게 수화기를 탁, 내려놓았다.
이와 반대로 크로모도는 수화기를 한동안 붙잡고 '삐-삐-' 통화가 끊어졌을 때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멍?"
보다못한 알퐁스가 주인 곁으로 가 말을 걸자, 크로모도는 비로소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내 살다살다 전화하면서 남에게 말이 끊길 줄은 몰랐다..."
-----------------------------------------------------------------------------------------------------
* 뭔가 이상하게 마무리되고 이상하게 전개된 10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