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레나르트아파트에어서오세요

레나르트 아파트에 어서오세요 (15)

토끼몹 2010. 4. 23. 23:24

타르타로스 공식 카페(http://cafe.naver.com/tata0)에 올렸던 소설 모음입니다.
그 당시 썼던 글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 너무 늦었죠, 제가 1월에 많이 바빠서 ㅠㅠ

*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는 행운의 버프를 팍팍!!! 넣어드리고 싶군요 하하하//

* 역시 너무 오랜만의 글 연성이라 어쩔지 모르겠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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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코 언니!"

 

크로모도의 긴 외투 자락을 질질 끌고 놀이터의 모래판으로 왔던 핑코는, 저 멀리서 지원군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소리쳤다. 슬슬 힘이 떨어지려고 했는데 마침 잘 되었다.

"-!!!"

반대로 겨우 열 살 정도 먹어보이는 다혈질 꼬마 여자아이에게 끌려온 크로모도는 (당연히) 루코가 전혀 반갑지 않았다.

"크로모도씨, 안녕하세요?"

마법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는 크로모도라 루코는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했다.

"이거 좀 놓지 않겠나?!"

크로모도는 인사를 받아주는 대신 아직도 옷자락을 움켜쥔 핑코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자자~ 이제 우리 모로 선생을 데리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나~"

핑코는 골똘히 생각을 하는 체 하다가 루코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고, 루코는 핑코와 바깥에서 놀았을 적 했던 놀이를 생각해 냈다.

"모래 싸움!"

그게 뭐냐-는 표정의 크로모도에게 핑코는 대마법사가 그것도 모르나-라는 어조로 설명을 해 주었다.

"모래를 둥그렇게 뭉쳐서 던지는 거지, 눈싸움의 변종이랄까? 여기 이 놀이터 모래가 좀 눅눅해서 잘 뭉쳐지거든~"

"좋았어, 시작해 볼까?"

루코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웠다. 그리고 핑코와 크로모도로부터 조금 떨어진 자리에 서서, 발 밑의 모래를 한 움큼 집어 공 모양으로 뭉쳐 던지는데,

 

"!!!!!!!!!!!!!!!!!!!!!!!!!!!"

 

루코의 모래공을 정통으로 맞은 것은 다름 아닌 크로모도였다.

"나이스 샷!"

그제서야 크로모도를 놓아 준 핑코는 자기 역시 크로모도로부터 저만치 떨어져 모래공을 뭉친 다음 크로모도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 거라 생각하-악!!!!!!!!"

핑코로부터 한 번 더 맞아버린 크로모도는 그 다음엔 루코로부터 맞고, 그 다음엔 핑코로부터 맞고, 그렇게 소위 '다굴'을 당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어이어이 모로 선생, 이런 덴 약한 거야?"

핑코가 놀리는 듯 한 마디 던지자 크로모도는 드디어 폭발해서,

"그럴리가!!!"

자기 자신도 모래를 한 움큼 쥐고 바로 핑코를 향해 던져버렸다.

 

정확하게는, 모래 가루만 흩날렸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으이구, 뭉쳤어야지 모로야..."

"나도 알고 있다!!!!"

다 큰 어른이 단순해 보이는 게 우스웠는지 핑코는 자기도 모르게 푸핫, 웃어버렸다. 그걸 보고 더 약이 오른 크로모도는 본격적으로 '모래 싸움'에 뛰어들어버렸다.

 

"너희들 뭐하는 거야?!"

소마가 전속력으로 달려간 루코를 겨우 뒤쫓아 왔다.

"보면 모르냐, 모래 싸움이다?"

루코는 씨익 웃고서는, 크로모도를 향해 있었던 오른손을 소마에게로 돌렸다. 그 손에는 물론 모래공이 하나 들려있었다.

 

'퍽'

"악!"

 

"받아라~"

루코는 연속으로 소마에게 모래공을 던져댔고, 소마는 재빨리 한 쪽으로 피했다.

"루코 너-!"

"그래, 오랜만에 너도 좀 맞아봐라!"

"악!"

루코는 미리 준비해둔 모래공들을 신나라 소마에게 던져댔다. 이참에 설욕전 좀 해 보자, 그런 생각으로. 어릴 적부터 이 레나르트 아파트에서 모래 싸움이든 눈싸움이든, 자신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운동 신경 하나는 타고 나서, 언니로부터 '넌 첩자 같은 거 해도 참 잘 어울리겠구나'라는 말을 들었던 루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자신과 대적했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자기에게 무차별적으로 맞고만 있는 소마였다.

 

너도 그러니까 이참에 좀 당해 보는 거다아-

 

'퍽'

"꺄앗?!"

순간 눈 앞에 별들이 떠다니는 듯 했다. 벼-별이라니?! 정신을 차리고 앞을 똑바로 보니, 소마가 교복에 묻은 모래들을 한 손으로 털어내고 있었다.

 

소마의 다른 손에는 모래공이 하나 들려 있었다.

 

 

 

핀더스 카페는 평소에도 문을 일찍 닫는 편이었지만, 휴일인 일요일에는 더욱 더 그랬다. 이제 겨우 5시였을 뿐인데, 슈발만과 아엘로트는 라제드로부터 퇴근 명령을 받았다.

"근무 시간에 비해 급여가 센 편이군요."

아엘로트의 말에 슈발만도 동의했다. 가게의 오픈 시간이 짧은 것은 분명히 라제드씨의 딸 사랑 때문이리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두 사람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놀이터에 이실리아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슈발만은 갑자기 속에 무언가 든 것 같이 불안정한 느낌이 들었지만,

"...크로모도씨가 밖에 나오셨군요?"

아엘로트의 어조가 놀란 것 같아서, 그리고 그 말의 내용도 놀랄만한 것이라서, 이실리아의 뒤편으로 시선의 초점을 맞췄다.

 

과연 방에 틀어박혀 연구만 한다던 그 크로모도가 놀이터에 서 있었다. 크로모도 뿐만이 아니라 핑코와 루코, 소마에 그래니트까지 있었는데 다들 모래를 묻힌 채 무언가를 서로에게 계속 던지는 것 같았다. 그 쪽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크로모도가 알퐁스라고 부르던 큰 개가 편히 앉아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이실리아씨,"

"..."

놀이터로 온 슈발만과 아엘로트를 이실리아는 말없이 미소로 맞아주었다.

"모래로 하는 눈싸움인가요?"

아엘로트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데 저쪽에서 핑코가 눈치채고 팔을 크게 흔들었다.

"발만씨, 깜장 오빠!!! 거기도 같이 할-악!!!!!!!!!!"

말을 다 잇지 못하고 크로모도에게 한 방 맞아버리긴 했지만.

"앗 핑코씨! 크로모도씨, 말하고 계셨는데 좀 심하세요! 에잇!!"

그렇게 크로모도의 배 쪽에 모래공 가격을 한 것은 언제 자연스레 끼어들었는지 모래 싸움에 열심인 그래니트였다.

"슈발만씨 이쪽 지원 좀 해 줘어!"

루코가 다급하게 불렀지만 슈발만은 영 내키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에게는 옛날에 멋모르고 모래 싸움에 끼었다가 꼬마 아이들로부터 - 핑코도 끼어 있었던 것으로 슈발만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 엄청난 다굴을 당했던 일이 있었다.

"아우 한 명 모자라다고 - 이실리아씨 보지만 말고 와요!"

그새 팀전으로 바뀐 모래 싸움에서 소마뿐만이 아니라 핑코와 그래니트를 상대하게 된 루코였다.

"언니, 이거 정말 재밌어!"

핑코가 즐거운 얼굴로 말하자 이실리아는 결국 못이기는 척 하며 정말로 모래판으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핑코씨, 그래니트씨, 소마씨가 한 팀이고 루코씨, 크로모도씨, 이실리아씨가 한 팀-"

"너까지 한다고는 하지 말아줘..."

아엘로트마저 아이들 모래싸움을 중계라도 할 듯 즐기는 태도가 되자 슈발만은 힘이 빠졌다. 그는 모래가 흩날리는 저런 싸움판은 질색이었다.

 

 

 

어느새 하늘에 석양이 내릴 시간이었다.

 

모래 싸움은 아직도 현재진행중이었다. 그 동안 팀 멤버 교체도 일어나서, 지금은 소마와 크로모도, 그래니트가 한 팀이 되어 핑코와 루코, 이실리아를 상대하고 있었다.

"소마가 크로모도를 꺼려하는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군."

"그러게요."

슈발만과 아엘로트는 이실리아가 서 있었던 자리에 대신 서서 계속 그들의 놀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너도 참 인내심이 많네. 이런 걸 지금까지 계속 보기만 하고 있고."

"저야 모래 싸움이란 걸 처음 보니까요. 그러는 슈발만씨도 대단하신 걸요."

"아아, 그런가..." 슈발만은 잠시 멈췄다가, "저 애들이 이렇게 노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싶어서."

"그러고 보니 슈발만씨는 여기 오래 사셨던가요?"

"한...7년?" 그러면서 슈발만은 멋쩍게 웃었다. "하하, 나도 참 오래 살았군...그새 이것저것 많이 바뀌었지. 아파트도 이 동네도, 저 애들도..."

슈발만은 다시 모래 싸움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루코가 저렇게 깔깔거리고 노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야."

"루코씨요?"

아엘로트가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언니가 있었는데 5년 전에..." 슈발만은 멍하니 말하다가 아차 싶어 고개를 휙휙 털어버렸다. 눈치가 빠른 아엘로트는 그만해도 알아들었는지 조용히 끄덕였지만.

 

"...아니다, 너도 아는 게 낫겠다."

"예?"

아엘로트가 옆을 다시 쳐다보니 슈발만은 무언가 대단한 것에 대해 결심을 굳힌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도 이웃이고, 이곳에 계속 살 거잖아. 그러면 역시 아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서, 체력이 빠졌는지 맞는 횟수가 아까보다 훨씬 늘어난 크로모도 쪽으로 시선을 고정한 슈발만은 담담히 입을 열었다.

"예전에 내가 했던 말 기억나? 그 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했었잖아, 무슨 미사일이 날라다니고 뭔 괴물이 나오고 했던 거."

"...예."

"그게 말이지, 음, 5년 전에 '타르타로스 사건'이라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이야기였다."

아엘로트는 흠칫해 슈발만을 다시 쳐다봤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슈발만은 계속 모래판 쪽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레나르트 아파트 단지가 보면 알겠지만 정말 오래된 아파트 단지인데, 5년 전에 이곳이 재건축 대상이었어. 그래서 정부에서는 아파트를 모두 철거시키고 재개발을 하겠다고 공표했는데, 아파트 사람들은 당연히 반대를 하고 나섰지. 정부에서 아파트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대안책도 부족했고 해서 말이야. 하지만 정부가 하자는데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슬슬 아파트를 떠나기 시작했지. 그런데도 아파트에 남은 사람들이 있었어. 이 동네를 고향처럼 여기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 아마? 그 때까지만 해도 다들 '설마 사람들이 있는데 건물을 철거시키진 않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게 착각이었던 거다. 정부에서 강제 철거를 진행시켰거든."

"......."

"당연히 다들 난리가 났지. 대항해서 시위라도 하자, 해서 남은 사람들끼리 밖으로 나가서 불도저들 가는 길 막고...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천둥 소리같은 게 들려서 올려다 보니까 하늘에 전투기까지 대령했더라고? 문제는 그 다음인데..."

슈발만은 여기서 끊고 한숨을 쉬었다. "그 다음에 내가 이야기했던 게 나왔던 거야. 왠 괴물이 나타나고 뭔가 펑펑 터지고 날라다니고...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난 병원에 입원한 채였어. 그래도 나는 멀쩡한 편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랬었군요."

슈발만이 말꼬리를 흐리자 아엘로트는 안타까운 마음에 대답 비스무리한 말이라도 해 보았다.

"...리안이 그 때 죽었거든. 루코의 언니인데...핑코네 아주머니도 그 때 실종되셨고. 그 사건 하나 때문에 인명 피해가 정말 컸어. 저기 1동만 해도 아예 무너져 버렸잖아. 어쨌든,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정부에서는 더 이상 철거니 뭐니 하는 걸 단념해버린 것 같더라고."

"다행이네요."

"그런데 말도 안 되는 게, 이 사건이 언론 보도도 안 되고...하여간 세상에 알려지질 않았다는 거야. 정부에서 입막음을 한 것 같은데..."

 

그리고서 슈발만은 큰 일을 막 해 낸 사람처럼 개운하게 기지개를 쭉 폈다.

"뭐 그런 일이 있었어."

"큰 사건을 가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씀하시네요."

아엘로트의 말 속에 가시가 있는 것을 느낀 슈발만은 그제서야 고개를 그 쪽으로 돌렸다. "그런게 아니고 이젠 그냥 무덤덤한 거지. 오래전 일인데다 더 이상 철거한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고 그러니까. 물론 저 녀석들은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살겠지만..."

그러면서 슈발만과 아엘로트 모두 모래 싸움판을 바라봤다. 루코와 핑코가 막 소마에게 모래공을 날리던 참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타르타로스 사건'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가요?"

한참 뒤에 아엘로트가 질문을 던졌다.

"어어?" 슈발만은 잠시 굳었다가, "그-글쎄?" 자기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도 보도하지 않은 사건인데 그런 거창한 이름이 붙게 되었다라..."

"음...그게 말이다." 슈발만은 머리를 긁적였다. "실은 내가 경찰관이었을 적에 들은 이름이라..."

"경찰관이셨다구요?"

아엘로트는 정말로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 녀석 오늘 왜 이러지하고 슈발만도 도리어 놀랐다. 어쩌면 자신이 경찰관이란 직함에 안 어울릴만한 인상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니 슈발만은 왠지 자기 자신에게 동정을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뭐, 어. 그 뭐지...사건 때 사실 정부에서 경찰들도 동원했었는데, 그 때 강제 철거 계획을 타르타로스 계획..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럼 슈발만씨는 강제 철거에 동참하셨던 겁니까?"

"당연히 아니지! 난 그 전에 나왔다고."

손을 훠이훠이 내 젓는 슈발만. 아엘로트는 왠지 그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버렸다.

"...솔직히 그 계획을 정말 실행시키지 않았다면 난 아직 경찰관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재개발까지는 괜찮다 쳐도 강제적으로 사람들 살고 있는 건물을 철거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였는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고...그나마 나는 집이 철거되는 대신 다른 집을 얻을 수 있었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때려치고 사직서 썼지."

"아......."

대단하시네요. 옳지 않은 일을 할 수 없어서 괜찮은 직장도 그만두고 도리어 거기에 맞서 싸웠다니, 슈발만씨답군요. 서로 안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아엘로트는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로 다들 계속 여기 남으신 건가요?"

"떠난 사람들도 많았어, 그래서 이만큼밖에 안 살잖아." 슈발만은 그러면서 턱짓으로 모래판 쪽을 가리켰다. "아, 물론 3동에도 사람들이 쬐금 더 있기는 하다만."

"슈발만씨는 왜 여기 남으신 건가요?"

아엘로트의 질문에 슈발만은 멈칫했다.

"...그, 찾을 사람이 있어서."

"찾을 사람?"

"그 뭬냐...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한테 누구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하셨었는데, 그 사람이 무슨 단체 회원이었는데 그 단체가 타르타로스 사건에 관련된 단체-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슈발만은 그러면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게 하다니-라는 표정으로 아엘로트를 노려봤지만, 아엘로트는 그에 맞서 전 아무 일도 안 했어요-라는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발만씨, 여기 음료수 좀 사 와!"

마침 핑코가 지친 목소리로 슈발만을 불렀다. 아니, 이건 명령이었다.

"내-내가 왜?!"

슈발만은 당연히 반발.

"발만씨가 힘 좋으면서 지금까지 계~속 가만히 있었으니까 시키는 건데 왜?" 핑코는 불만있냐는 어조로 슈발만의 귀를 콕콕 찌르는 말을 했다. "그럼 내가 체력 낮은 모로씨를 시키리? 장보느라 고생한 그래니트 언니나 이실리아 언니를 시키리?"

"아-알았다..."

내가 저 꼬마에겐 못 당하네-라며 울상을 지은 슈발만은 한숨을 쉬며 등을 돌렸다. 핀더스 카페도 문 닫았으니 돈 아낄 겸 근처의 슈퍼에서 싼 걸로 대충 사오자고 생각하고 있겠지. 물론 그러다가 이실리아씨도 놀이터에 있다는 걸 기억해내고서는 허둥지둥 메뉴를 바꾸겠지만.

아엘로트는 그런 예상을 하며 슈발만이 가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슈발만씨.

당신은 자신의 뜻을 지켜냈군요.

 

붉은 해가 아파트 건물 뒤로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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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가 이상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무엇을 쓴 걸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

* 쓰는 데는 오래 걸렸는데 퀄리티가....중..중요한 편수였는데...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