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러스트만 보면 루에리는 슈발만, 마리는 핑코, 타르라크는 크로모도랑 겹쳐보여서 말입니다 ㅠㅠ
세 용사의 이야기를 탈타로 적절히 끌어와도 재미있을 거 같다 - 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보았습니다 8ㅅ8
편의상 음슴체(?) 같은 걸로 :3
일단 핑코는 혼자서도 곰 잡는(?!) 무서운 꼬마 아이. 슈발만은 크로모도와 함께 여행하던 (바보)기사님, 크로모도는 슈발만과 동행한 시크한 마법사.
슈발만과 크로모도는 오볼루스를 찾으러 여행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레나르트 마을 사람들의 부탁 - 이라고 쓰고 퀘스트라 읽는다 - 을 들어주기 위해 근처 던전? 으로 출발. 핑코도 신기해서 따라감. 핑코의 천재성 덕에 마을 사람들은 붙잡지 않았고, 그걸 본 발만이와 모로도 그냥 오나보다 - 해서 3인팟 생성.
그런데 던전에 들어가면서부터 영 낌새가 심상치 않더니만, 원래보다 처리해야 할 몹들이 많아졌고 거대해진 것들도 있었음. 계속 여행해 온 발만이와 모로는 여기도 이런가... 하지만 핑코는 이런 상황을 처음 접함.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는데, 발만이가 여신강림..! 에 대한 꿈을 꿨다고. 그래서 크로모도도 어 너도 그랬냐 나도 그랬다 ㅇㅇ... 그래서 신이 이 몹들 그리고 몹들을 보낸 나쁜 녀석들 때문에 강림을 못하시나보다 ㅇㅇ함. 그래서 신을 강림시켜야 이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나보다, 우린 그 계시를 받았다고 결론내림. 이 흐름에 끼어있었던 핑코는 발만모로 팟에 합류하기로 함. 안 그래도 핑코에게는 옛날에 너무 아름다워서 신에게 잡혀버렸다는 엄마가 있었는데 신들과 싸우고 마주치고 하다보면 울 엄마의 행방도 알 거 아님?
...해서 3인팟을 생성하고, 여신강림을 위해 오볼루스를 모으기로 함.
그리고 여기부터는 일종의 네타거리.
탈타도 그랬듯이 이 파티도 여행하면서 멤버를 만나게 되지만 마비에서는 3인팟이 유지되었던만큼 슈핑크 파티도 딱히 새 멤버를 막 영입한다거나 하지는 않음. 합류한다면 이실리아 정도.
알고보니 발만이가 꿈에서 본 여신인 줄 알았던 신은 소마츄. 핑코는 나중에 발만이더러 저 사람을 여자로 착각했냐며 마구 디스함() 왜 여자로 착각했냐면 남신 모습이 아니라 어린 아이로 나와서... 어쨌든,
타르타로스 결계진 때문에 신들은 잔뜩 신계에 갇혀있었고 그래서 신들은 지상에 강림하고 싶어해서 그나마 인간계에 가까이 살고 있는 소마를 통해 인간들에게 나를 도와주오 - 하고 메시지를 보낸 거였다나.
그리고 결계진을 펼친 장본인들 중 하나인 대술법사 아리엘님 왈, 저 신들이 강림하면 이 세상에 평화가 아니라 카오스가 온다고. 우리가 괜히 쟤네들을 신계로 쫓아보낸게 아님요 ㅇㅇ.
하지만 우리 아리엘님 말에 설득되지 않은 슈핑크+이실리아 파티는 신을 강림시키려 한다. 하필이면 이 당시 술법사의 세력은 매우 약해져 있었고 남은 술법사라고 해봤자 아리엘 디오네 살리아르 플러스 기타 계급 낮은 사람들 몇 명 정도라 이 사람들이서 슈핑크 파티를 막기는 쉽지 않았음.
그리고 카오스가 왔습니다..!!!!
그 후 몇년 뒤, 그나마 크로모도가 유일한 생존자라고 알려져 있는 시점.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슈핑크 네가 바친 오볼루스 양은 결계진을 없앨 정도로 막강한 것은 아니라서 신의 강림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음.
그리고 마비에서도 그랬듯이 핑코도, 슈발만도 어떤 형태로든 다들 살아있었으며... ...더 생각이 안 나니 이만! 끝.
어느 화창한 주말. 그 날에는 모두 다 함께 시내로 놀러 나가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모두 다라고 하면 우리 동아리 멤버인 나와 크로모도, 아엘로트와 중학생 시절부터 우리 동아리와 계속 놀러다닌 루코, 이렇게 넷.
남자 셋에 남자들에 비해 몇 배는 어려보이는 여고생 한 명의 조합이 남들이 보기에는 희한할지 몰라도, 우리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나라면 가끔씩, 리안이 살아있었다면 다섯이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 날도 평소의 무리 그대로 놀러나갔던 것 같다. 시내 중심의 영화관을 스타트 포인트로 해서, (루코의 계획에 따르면) 식당가와 오락실, 공원 등을 차례로 들른다는 듯 했다. 남자들을 못 믿겠다며 놀러나가는 계획은 항상 루코가 앞장서서 세웠고 거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화표 예매도 따라서 루코 담당.
"오늘 고른 건 이건데.... 볼 게 별로 없더라고."
불만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한 루코가 건넨 영화표 티켓에는, 어디 도서관 깊숙한 곳에 쳐박혀있을 법한 구식 연애 소설 제목 비슷한 것이 쓰여 있었다.
"...이 영화는 뭐지?"
크로모도도 보기 드물게 난색을 표한 채 루코에게 티켓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게 볼 게 별로 없다고 했잖아."
루코가 볼을 부풀리고 툴툴댔다.
"재미있는 영화는 벌써 저번 주에 다 상영 종료되어버려서, 남은 건 이런 영화들밖에 없더라고. 그러게 저번 주로 약속잡았으면 좀 더 재미있었을 거 아냐."
큭. 그거 나 때문에 미룬 건데. 다행히도 루코를 달래는데 나 대신 나서준 사람이 있었다.
"하하, 저번 주에는 슈발만 선배님께서 일이 있으셨으니까요."
학번상 4년 아래 후배인 아엘로트다.
"게다가 제목만으로는 영화가 재미있을지 없을지 판단할 수 없으니까요. 또 모르죠, 루코씨가 좋은 걸 골라오셨을지도."
"...말은 잘 해요."
루코는 여전히 불만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아엘로트는 루코 전문 보모다. 보모라고 하면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 표현력이 부족해서인지 저 단어보다 녀석에게 어울리는 말을 찾지 못하겠다. 왜냐하면 아엘로트는 정말로 루코를 돌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안이 죽고 나서 얼마 안 되었을 때, 루코는 하나밖에 없는 언니를 잃은 충격으로 굉장한 패닉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어떤 연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아엘로트는 그런 루코를 매일같이 찾아갔다. 원래 우리 동아리의 부원이었던 리안과 함께 곧잘 부실로 혹은 동아리 행사로 놀러오곤 했던 루코는 동아리원들과 친했고, 그 중 아엘로트와는 특히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놀고 있다는 게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아엘로트와 각별한 사이라든지, 그런 건 아니었다. 게다가 아엘로트는 원래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대외적으로 사교적인 타입이라서 거의 모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녀석이었다. 성격이 까다로운 편인 루코와 비교적 잘 어울렸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례식 이후에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루코를 챙겨주는 아엘로트의 모습은 저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었던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버렸던 패닉 상태의 루코는 아엘로트 덕분에 천천히 원래의 페이스를 회복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우리 동아리로 놀러오게 되었다. 가끔 리안의 흔적을 발견하고 침묵에 빠질 때도 있었지만, 곧 평소의 루코로 빠르게 돌아왔다.
어쨌든, 그렇게 우리들은 시내로 구닥다리 로맨스 영화를 보러 갔고... 결과는 참혹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백혈병에 걸린 전형적인 청순가련 여주인공과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남주인공, 그리고 재벌 2세 남자 조연 세 사람의 지루한 삼각 관계를 다룬 것이었다. 주요 인물들의 출생의 비밀과 뜬금없이 터지는 사건 사고들이 지저분하게 얽히다가, 결국 끝에는 모두들 잘 됐네 잘 됐어 같은 행복하지 않은 해피 엔딩. TV에서나 볼 수 있는 막장 아침 드라마 수준의 영화였다. 스텝롤이 올라갈 때쯤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영화가 시작할 때는 그래도 반 이상 채워져 있었던 좌석들이 많이 비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최악이었다."
"동감."
영화관을 빠져나오자마자 한 크로모도의 첫 마디에 루코가 동감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들었어. 뭣보다, 저렇게 여자를 위해 한 몸 바쳐 희생하는 남자가 요즘 세상에 어디있어?"
"하하하, 그런가요."
"그래! 자기 같으면 한 여자를 위해 있는 것 없는 것 다 갖다 바치겠냐고. 말이 안 되잖아."
언제나 그렇듯이 루코 달래는 역에 자동 배정된 아엘로트가 루코 옆에서 조용히 웃는다.
"그러고보니 저런 영화를 꽤 열심히 보던데. 뭐야, 원래 저런 게 취향이야?"
"글쎄요...."
"그런 것 치고는 정말 열심히 보던데?"
아엘로트가 곤란한 웃음을 띄우고 고개만 젓는다. 그러고보니 저 녀석, 우리 사이에 끼어 자고 있던 크로모도와 딴청을 피우던 루코는 개의치 않고 스크린을 계속해서 '열심히' 보고 있었긴 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왜 말이 없냐고, 지금 찔려서 무음 모드로 들어가기라도 한 거냐고 아엘로트를 몇 번 추궁해 보던 루코는 곧 그만두고 영화관에 등을 돌렸다.
"뭐, 이제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밥이라도 맛있는 걸로 먹어야지."
솔직히 말해서 그 이후로는 뭘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건은 모든 일정이 끝난 후에 터졌기 때문이다.
아엘로트가 왜 그렇게 평소답지 않게 하는 말이 짧았는지, 재미없는 영화를 진지하게 봤는지도 그 때 깨달았다.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하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후, 나는 남은 시간 동안 여유롭게 방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취하는 공간은 이따금 정리해주지 않으면 금방 어질러져 멀쩡히 있던 물건도 못 찾게 되기 십상이니까. 그래서 윗옷을 벗어 책상 의자에 가볍게 걸치고 방 정리 좀 해 보려는데,
'따르릉'
휴대 전화가 울렸다. 집에선 괜찮지만 밖에서 울리면 다소 민망한 휴대 전화의 기본 벨소리. 화면에 찍힌 글자를 보니 아엘로트가 집에서 전화를 건 모양이었다. 왠일이지?
"어, 아엘로트 - "
"슈발만 씨!!"
그런데 귀에 들려오는 것은 아엘로트가 아니라 루코의 목소리였다.
"루코?"
"슈발만 씨, 도와 줘...."
게다가 울고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야,"
"도와 줘, 제발... 도와 줘.... "
계속 도와 줘만 연발하는 루코. 패닉에 빠져있던 루코에게 일단 알겠다고 하고서 전화를 끊고는 막 벗었던 윗옷을 다시 걸쳤다. 글자가 아엘로트의 집전화로 찍혀있었으니 루코는 아엘로트의 집에서 전화를 걸었던 거겠거니 해서 나는 문을 박차고 나왔다.
아엘로트가 사는 곳이 그렇게 멀지는 않아서 어떻게든 달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문 앞에서부터 루코의 울음소리가 들리길래 저도 모르게 남의 집 문을 허락도 없이 당겨 열었다. 그리고 그 때 나도 잠시 동안 패닉에 빠져버렸다.
친한 후배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옆에서 루코가 울고 있었기에 그나마 곧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경황이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집에 뛰어들어가기는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바닥에 있던 녀석을 침대 위로 옮겨놓았던 걸 떠올려보면. 하기사 그 상황에서 뭐 맥박을 확인한다느니 호흡을 확인한다느니 하는 이성적인 행동은 크로모도나 가능했을 법한 일이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녀석을 옮길 때 몸에 잔뜩 열이 있던 것으로 아엘로트가 살아있었다는 건 확인했다.
"어떻게 된 거야?"
아엘로트를 제대로 눕히고 나서 루코를 돌아보았다. 루코는 눈물범벅이 된 채로 여전히 울고 있느라 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듯 했다. 그렇게 우는 모습은 리안 장례식 이후로 처음이었다.
열이 심하길래 아무래도 몸살 감기나 그런건가, 하고 멋대로 판단을 한 나는 일단 빨랫대에 걸려 있던 수건 하나를 물에 적셔서 얼음주머니 대용으로 아엘로트 이마 위에 올려놓는 것부터 했다. 그 전에 땀에 젖어있을 옷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여자아이인 루코도 있고 해서 옷 갈아입히기는 포기.
내가 조치를 취한 이후로 잠잠해진 루코는 이제 아엘로트의 침대 옆에 두 무릎을 모은 채로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얼굴을 닦지도 않았는지 여전히 눈물 범벅에 눈도 부어있었지만, 아까와는 달리 루코는 아무 말도 없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눈도 깜박이고 있는 건지 의문이었다. 초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방바닥만 내려다 보는 루코의 모습이 보통의 루코와는 딴판이라 낯설면서도 동시에 낯이 익어서 묘한 기분이던 나는, 아엘로트가 겨우 깨어날 쯤 되어서야 그 모습을 언제 봤었는지 기억해 냈다.
리안이 죽은 직후, 였지.
"...큭......."
"아엘로트?"
아엘로트의 신음소리를 들은 건지 내가 이름을 부르는 것에 반응한 건지, 루코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아엘로트는 그건 못 알아차린채 반쯤 뜬 눈으로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그리고 보통은 이 말에 괜찮다 안 괜찮다 대답을 하는 것이 정상일텐데,
"....루코 씨는..."
"..뭐라고?"
이 녀석, 깨어나자마자 다른 사람을 찾는다.
"루코씨...괜찮으신가요...?"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아엘로트의 말에 당황해 뭐라고 제대로 말이 안 나오려던 차에, 다행히도 루코가 대신 대답했다. 아니, 대답은 아니었나.
"..바보야......."
"......."
그제서야 반대편에 루코가 있다는 걸 깨달은 아엘로트가 얼굴을 그쪽으로 돌렸다. 루코는 다시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있었다.
"이 바보... 왜 자기 생각은 안 하는데..!!! 왜!!!"
눈물 섞인 목소리로 소리지르며 아예 아엘로트의 어깨를 붙잡고 흔드려던 루코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곧 그 위에 얼굴을 파묻고 말았다.
"가지마..... 나만 두고 가지 말란 말야........"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고 흐느끼는 루코를 조용히 보던 아엘로트가 천천히 오른손을 올려 루코의 머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 때 뇌리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엘로트는 루코를 위해 자신을 던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물론 그 때 상황만 놓고 봐서는 정말 뜬금없이 든 생각이었다. 그저 아엘로트가 루코를 보듬어 주는 것만 보고 떠오른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로부터 3년 쯤 후인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그렇게 짐작한 것이 틀린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아엘로트는 분명 리안이 죽은 후부터 계속 루코를 위해 자신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끼익'
"어, 루코."
위에서 문소리가 나길래 올려다보니 루코가 있다.
3년 전과는 다르게 녹색 머리를 자신의 언니만큼이나 기른, 활기가 사라진 무표정의 루코. 대학 초년생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어두운 모습이다.
"역시 밥, 먹어야겠지?"
"됐어. 전자렌지 자꾸 소리 나. 빨리 꺼."
아차, 그러고보니 옛날 생각 하느라 전자렌지에 음식이 있던 것을 잊고 있었다. 때마침 땡땡, 하고 전자렌지에서 빨리 음식을 꺼내가라는 알림음이 한 차례 울린다. 그 소리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 루코가 다시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밥 굶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니 별로 놀랄 건 아니었지만, 아엘로트에 관한 에피소드를 회상하고 있었을 때 그런 루코를 보게 되다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아엘로트가 살아있었다면 루코가 밥을 굶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루코가 저렇게 자기 자신에 관해 무심한 사람으로 변해버리지도 않았겠지.
"......."
내가 아엘로트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거라고는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후배가 그 동안 루코를 극진히 보살펴 왔던 것이 마음에 걸려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내 의지로, 아엘로트를 위해 루코를 챙겨주고 있는 것인데도 가끔씩은 화가 난다. 그 녀석의 희생은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한 것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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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연재한답시고 예고편 올리고 잠적한 모 설정의 에피소드 하나. 으앙 쓰다가 새벽 4시 찍을 뻔 했네요 얼른 자야지... 나 발표 있는데... 교수님 면담 있는데...
우울한 마음 한껏 담아서 소비도 못하는 주제에 연성욕심만 많고 해서 아무렇게나 적어보는 썰
시험 기간인데 이러고 있따
이미 처음부터 시작됐지만 반말 주의
* 참고로 전 70렙 못 보고 69렙 시나리오까지만 봤음.
1. 아엘이실
아엘이실
아엘이실
아엘이실
정확하게는 아엘이실 커플링이 아니라 얘네 남매썰.
고백하자면 거의 휴덕상태인 지금의 상태에서 유일한 희망. 결계의 장막에서 술법사와 파르티어의 연을 맺었던 걸로 시작해서 아엘로트가 무의식 상태에 있는 동안 이실리아가 거기에 접근하는 장면도 아주 잠깐 나왔고 했는데, 아이센을 보니 아주 그냥 제대로 파르티어 역할을 해 주시는 이실리아 누님.
그래서 70렙..은 아직 안 봤지만 이때까지 나왔던 아엘로트와 이실리아의 파르티어 떡밥을 보면,
이제 얘네들이 사냥을 나가거나 할 때 같이 붙어다니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부러 따로 다니면서 서로 각자의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듯. 그렇게 아엘로트는 엘핀루코의 영주군과 오볼루스 쪽에 붙어있고 이실리아는 소마핑코슈발만 등과 붙어서 현지 전방 공략을 나간다.
그러면서 이실리아가 "아엘로트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라든지 아엘로트가 "이실리아씨는 ~~~~ 하게 생각하시고 있는 것 같군요" 같은 대사들을 치고 있는데 이런 걸 보면 서로 생각까지 아주 잘 공유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위에선 같이 붙어다니지 않는다 했는데 또 이런 관계로 인해 은근히 같이 잡히는 투샷이 꽤 있다. 헤이그, 시안과 처음 맞붙을 때 이실리아가 아엘이 앞으로 멋지게 휙 하고 나온다든지, 코베트 이야기 때 발만이 데리러 온다든지. ...하긴 코베트 때는 일부러 이실이를 때마침 등장시킨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 와중에 내 눈엔 아엘이실 같이 온 것만 보이더라는.
결계의 장막 때, 아젤리나에 의하면 파르티어는 술법사와 서로 감각을 공유한다고 했다. 정신뿐만이 아니라 '감각'도 공유한다는 거. 감각은 시각과 청각뿐만이 아니라 미각 촉각 온점냉점 그런 거 다 들어가는 거 아니냐며.
그래서 난 레알 궁금한 게, 통각도 공유가 될 거 같은데 그럼 파르티어가 상처입는 건 술법사도 같이 아프고 그 반대도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런 건 공유가 안 되거나. 더 나은 건(?) 공유가 되기도 하는데 그걸 통제할 수 있다거나.
그래서 난 아엘이하고 이실이하고 별 걸 다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거.
예를 들어... ....음 이건 원래 오볼xx제에 회지 내려고 했던 내용인데 모종의 이유로 이걸 공개로 풀 순 없고 이미 비공개로는 저장해 뒀지만... 힌트같은 거만 적자면 뭔가 온기 같은 것도 공유하고 이러면 훈훈하잖아.
또 '감각'이란 걸 공유한다면... 그... 음... 매우... ㅇㄹ한 상황도 연출할 수 있음. 진짜임.
하지만 난 퓨어한 척 하는 토끼몹이니 ㅇㄹ한 건 더 적지 않겠음.
2. 그리고 결계의 장막에서 매개체로 삼았던 그 나뭇가지.
모 님하고 이야기한 적도 있지만, 매우 불안하다.
안 그래도 결계장막 퀘들 중에 '화분이 깨져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본 시나리오에서조차 데미안이 '보옥'이라는 게 깨져서 살리아르로부터 회복받지 못한 일이 있는데, 아리엘 이 자식은 어쩌자고 부러지기 쉬운 나뭇가지를 매개체로 삼은 거냐. 물론 분위기상 그리고 정황상, 아엘이실 두 사람이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나무의 일부분만큼 알맞는 매개체는 없는 게 맞는데...
이 '나뭇가지'라는 게 일종의 복선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나중에 한 번 대차게 부러져라 제발. 안 그래도 아엘로트가 가슴팍에 넣어서 보관하던데, 거기 맞아서 한 번 굴러보라고. 그리고 나뭇가지 부러지고. 이실이랑 연결 깨지고. 이실이는 연결 깨진걸 감지하고 헐 아엘로트씨에게 무슨 일이 ;ㅅ;ㅅ;ㅅ;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 아리엘님 OUT. 아, 근데 완전히 죽이면 재미없으니까 재규어 같은 녀석에게 적당히 넘어가서 어케어케.
3. 아엘이실에서 넘어와서 다른 이야긴데,
살리아르 vs 아리엘. 이거 젭라 본편에 나와주세요.
안 그래도 이미 가치관부터 다르다는 게 나와있다. 칼리버에서 왕국군이 대승했다는 소식이 아이센에서 나왔으니 칼리버에 있다는 살리아르님 슬슬 등장하실 타이밍이 다가온다.
4. 그리고 위의 살리아르 대 아리엘 이전에 데미안 vs 아리엘.
살리아르 소속 파르티어니까 살리아르와 아리엘이 싸우기 전에 데미안이 먼저 맞붙어올 거 같고 이미 떡밥도 뿌렸다. 그 날을 기쁘게 기다린다며.
그래서 데미안이 원정대의 앞길을 가로막고 아리엘은 얘는 자기가 맡겠다며 동료들을 먼저 보내고, 데미안도 바라는 바다 해서 둘이 싸우게 되는 거고.
근데 여기에서 아리엘이 이겼는데 상처입은 데미안을 살리아르가 치료해 주지 않는다면 그거 참 배신때리는 게 좋은 것이다... 그걸 안 아리엘이 분노하면 더 좋은 것이다... 내친 김에 데미안 보옥 깨고 아리엘이 나랑 계약해!!! 라며 큐베성향...이 아니라, 하여간 데미안을 자기 파르티어로 삼아버리면 매우매우매우 좋은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 귀걸이 확 잡아 뜯고나서 그걸 매개체로 삼으면 멋진 거시다... 계약하면서 서로가 힐베르트와 관련된 훈훈한 추억거리를 회상하게 되면 참으로 훈훈한 거시다....
갠적으론, 데미안이 결계의 장막의 일반 퀘스트에 관련된 NPC라서 얘가 나중에 본 시나리오에서 죽을 거 같진 않음. 그러니까 안 죽일 생각으로 일부러 그런 NPC로 세워둔 거고, 그걸 유저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반 퀘스트 중 하나도 일부러 데미안에게 가야 완료되는 것으로 만든 것 같은데. 라고 맘대로 추측.
5. 난 또 궁금한게, 크로모도도 그렇고 아엘로트도, 마법이랑 술법 많이 쓰면 좀 쓰러져라 니네....
너무 대단한 대마법사 대술법사다 보니까... 특히 아에리 너, 적어도 6시간은 무의식과 의식을 왔다갔다 하면서 그 결계진들 펼쳤을텐데 정신력 소모 이런 것도 없냐....
6. 근데 소마 및 다른 원정대원들은 아엘이가 결계진 펼친 걸 아나?
대술법사였던 건 이제 아는데, 대술법사가 탈타를 만든 장본인이라는 뜻이 아니고 술법사들 중 고위 직책이라.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정신 공유하는 이실리아는 알 거 같다.
솔직히 코베트 나올 때 아엘로트가 이실리아는 코베트를 이러이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했을 때 놀랐음. 저 정도까지 파악이 가능하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껴서.
7. 그런 면에서 아엘로트가 파르티어를 만들기 위해 원정대원들을 테스트했다는 건,
그만큼 아에리가 원정대원들을 믿고 있었다는 것도 될 거 같다.
그리고 데미안이 그 때, 나름 여행을 오래한 동료들이라 해서 기대를 했다, 라고 한 걸 봐서는
아리엘 이 녀석 별로 타인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타입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보통 '가족'이나 성공하는 그 파르티어 계약을 같이 여행한 동지들이 성공하리라 기대하지는 않지 않을까. 특히나 이거저거 잘 알 데미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