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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 첫 번째조각글 첫 번째

Posted at 2011. 9. 9. 20:49 | Posted in 소설/단편_SS

1.

강화석을 걸레로 반들반들하게 닦고 있던 오그렌이 인기척에 얼굴을 들었다.

연금술점에 손님이 왔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바보 병사들을 빼면 알스메르에서는 무기를 쓰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오그렌의 연금술점은 언제나 한산했는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아까 전에 외지인들 몇 명이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가게 앞이 잠시 소란스러웠는데, 이번에도 마을 사람이 아니다. 알스메르 사람들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세련미를 갖춘 저런 사람은 외지인 맞다.

"어서오세요."

아니마를 문지르다 말고 걸레를 내려놓은 오그렌은 저도 모르게 곰돌이 후드 앞쪽을 매만져 정리했다. 손님이 보기 드문 미남이어서 그랬을까.


2.

"그래서, 살 건데 말 건데?"

루코가 질렸다는 얼굴로 실눈을 하니 그제서야 아엘로트가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도 웃음기까지 버린 건 아니라서 카드를 빼내면서 계속 키득거리는 것이 루코는 영 못마땅했다. 편의점 알바생에게 찾아와서 수다나 떨고, 이 녀석 정말 할 일 없는 모양이다. 뒤에 손님이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쫓아낼 수도 있었으련만 꼭 이럴 때 손님이 없다. 귀찮다는 듯 커피우유의 바코드를 삑 하고 찍은 루코는 건성으로 아엘로트가 건넨 카드를 받아들었다.

"싸인."

역시 건성으로 말했지만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아엘로트는 서명을 하면서도 여전히 웃는 얼굴이다.

"정말이지…. 자, 영수증 - "

핀잔을 주듯 말하던 루코의 시선이 방금 막 뽑아 낸 영수증 위에서 멈칫했다. 정확히는 그 영수증의 서명 란에서 -

"이런 바보야!!!!!!!!"
"악!"


때마침 편의점에 들어 온 지나가던 양아가씨 한 마리는 카운터에서 손님의 정수리에 카드를 정통으로 꽂은 알바생과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하트가 그려진 영수증을 봤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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