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정신인 게냐! 너 혼자서 어떻게 신을 상대하겠다는 거냐!"
"저에게도 방법이 있습니다."
아리엘이라 불린 소년이 그제서야 힐베르트를 돌아보았다. 소년에게는 다소 커 보이는, 대술법사만이 착용하는 술법사의 로브가 기센 바람에 펄럭였다.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결계진 때문에 온전히 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합니다."
"아직 결계진이 완전히 펼쳐지지 않았다. 만약 결계진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상대는 신이다, 인간이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글쎄요,"
아리엘은 눈을 가늘게 떴다.
"보통 인간이라면 대적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대술법사, 그것도 가두는 결계진을 잘 다루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요."
마지막 문장에 힘을 주며 말하는 아리엘에게서 힐베르트의 말에 따를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힐베르트는 짧은 신음을 내뱉으며 한 손으로 미간을 잡았다. 원래부터 자기 주장이 강한 아리엘이었다. 이 아이를 설득시키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
"스승님께서는, 제가 업적을 이루는 게 두려우신 겁니까?"
"..?"
힐베르트가 다시 쳐다본 아리엘의 표정에서는, 신을 상대하겠다는 오만함뿐만이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고아 출신이 뛰어난 술법사가 되는 게 그렇게 못미더운 일인가요?"
"아리엘!!!"
힐베르트가 정말로 화를 냈지만, 아리엘은 그런 노장의 스승을 똑바로 쳐다본 채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았다.
"두고 보십시오. 당신들이 말하는 미천한 인간이라도 당신들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테니까."
그 말을 남기고, 아리엘은 신과의 대결을 펼치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그 때 소년은, 그 말이 자신이 스승에게 할 마지막 말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자기 전에 잠깐 짧게 써 보는 토막이었습니다.
도대체 옛날의 아리엘은 어떤 오만한 녀석이었길래 스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신과 맞짱뜨겠다고 나선 것일까..하고. 분명 이유는 있었을 것 아닙니까<< 일단 위에는, 고아 출신이라 페널티랄까 차별받은 부분이 꽤 많아서 어릴 적부터 상처입고 자라왔던 아리엘이 '감히 날 업신여겼겠다 난 너희보다 짱셈 ㅇㅇ'을 증명하고 싶어서 맞짱뜨러 갔다고 쓴 거긴 한데...
사실 모처에서, 난 이 녀석(아엘로트)을 이해할 수 없어요..라며 어떤 분이 네타 보고 쓰신 글을 보고 쓰는 것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ㅋ큐ㅠㅠㅠ 그 글에 수긍을 해 버려서. 아니, 술법사의 세계관이라면 인간이고 비셔츠족이고, 모든 종족은 다 세계의 구성원이니 동등하게 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빌러드 협곡에서 피난민들을 구하는 것이 늦어지기도 했고. 그렇게 동등하게 보는데, 제가 생각한 것처럼 이 술법사들이 고아 출신이라고 막 차별...했을까. 그러니까, 고아였던 자기를 길러주고 키워주고 술법까지 가르쳐줬는데 나중엔 스승님까지 증오하고 이랬다니까 도대체 이 녀석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이길래 그런 게 가능한 것인가......
그런데 차별당했을 수도 있을지도?! 같은 종족 내의 계급이라고나 할까, 존재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무리 모든 종족들에 대해 동등하게 본다고 해도 뭐..신분 계급 개념이 있을 수 있을지도. 게다가 데미안도 '미천한 고아 출신' 드립을 제대로 쳤으니 뭐... 요즘 세상에 누가 고아보고 미천하다고 합니까. 뭔가 마나루스에서는 힐베르트 같은 너그러운 정신적인 지주도 있었겠지만 카버샤드의 그 원로들처럼 권력에 목말라하거나 계급/서열 지상주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있었겠지 그러니까 살리아르가 지금 국왕에 붙어있겠지...
다시 아리엘 이야기로 돌아가서. 48시나 때 나온 대사에서, 아 예 사실 저 결계진이 가져올 의미에는 관심이 없었고 설계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ㅇㅇ....한 걸 보면 이 녀석, 혹시 결계진을 세우려 한 것도, 그리고 그 설계에만 신경을 썼던 것도 세상을 위한 결계를 펼쳤던 거라기 보다는 자신의 우월함이나 능력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였던 게 아닐까 싶네요.
그렇지만 그 결계진을 세울 당시, 자신을 구해내고 키워준 스승이 자신 때문에 죽어버려서, 이것을 계기로 성격이 대반전.....됐을라나. 아니 그 성격이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가 있지... 이러니까 과거 시나가 나와줘야 합니다 얼른...
아엘이 프로필 보면 '겸손한' 성격이라고 나와있는데, 이게 어쩌면 애초부터 이 반전을 노린 건지도 모르겠네요. 원래는 자만심 캐 쩔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공식 프로필이 겸손한 성격이라고 하니...
..방금 생각난 거지만, 술법은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는 전수되지 않는다고 하죠. 그렇다면 아엘이도 주워온 애긴 하지만 일종의 자격이 있었다는 건데..이건 또 뭘까나.
..코멘트가 SS보다 더 길어 엄마야.
* 당연하지만 네타 주의입니다//
R님:
월척! 달밤의 낚시가 성공했군요! 으하핫<<
자세한 내용은 역시 과거 시나가 어떻게 나와주는지에 따라...겠지만, 정말 그노므 술법을 배울 '자격'이란 게 또 문제였을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술법사들이 대부분 금발 흑발의 사람들이라는 것은 나름 술법사 가문 출신이라든가 그런 핏줄이라든가 그런 게 있는 걸까요(..........) 그러니까 고아는 안 써주겠다거나....
자기를 구해주고 키워준 사람까지 증오할 정도면, 어쩌면 아엘이가 시나에서 말한 내용이 얘가 어릴 때 전해들은 내용의 전부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축약해서 말했고 조금 더 무서운 내용은 일부러 뺐다거나. ..성격도 성격이지만 대만 시나 쪽 제목이 '운명의 저주'잖아요..? ...그냥 뭐 신탁을 받았더니만 얘가 태어날 때부터 저주를 받았어요 뭐 이런 일도 있었다거나....<-뭐래
..그냥 그 내용 듣고 워낙 어릴 때라 충격에 빠져서 안 그래도 부모님 없는 게 서러워 죽겠는데 왜 술법사들이 그따구였음 뭐 이랬다거나...으흐.
과거 시나 좀 나와주세요 얘는 도대체 왜 그런 성격이었고 어떻게 이렇게 되었습니까() 레알 궁금하네요. 그런데 어릴 때 머리만 좋고 철없는 애였을 수도 있긴 했을지도. ..그렇다면 저 세련된 화술과 겸손함은 다 어디서 배워온 걸까요 이거 뭐야 무서워<-?!
생각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지게 하는 아엘이 과거로군요 ㅋㅋ큐ㅠㅠㅠ 발만씨는 뭐냐 스트레이트! 하게 어릴 때나 지금이나 성격이 참 곧이곧대로인데 아엘로트 얘는 한 두번 꼬인 것 같으니 이거 뭐...
PS>> 저는 개그를 심각으로 심각을 개그로 바꾸는 기질이 있나 봅니다. 제목 짓는 스킬이 저 모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PS2>> 사실 제가 이 댓글을 본 건 점심 시간...마침 수업에 가야 해서 우와앜 도대체 뭘 쓰셨길래! 하고 지금 집에 와서 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뭐 합동으로 지구를 구한 마법소녀였나요 이게 무슨 타이밍이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로 저는 학교 갔다 와서 추가하신다던 소설 내용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ㅅ/ 흐흐흐.
ㄱ님:
저도 그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생각이 그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 ! '자격'이니 '출신'이니 뭐시기, 이런 단어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말씀하신 대로 이 세계에는 서열이라든지 계급..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긴, 영주나 기사라는 것도 옛날에는 계급의 일종이었지요(...)
세바스찬이 평민 어쩌고 이랬나요?! 어잌후. 이로서 엘리아덴 왕국에는 계급이 있다 반 확정..(...) 그러고보니 세바스찬 '백작' 이었나요....백작도 남작 공작 이런 것과 같이 귀족 계급이니까..음..
그렇다면 아엘이가 자신의 신분(?) 때문에 마나루스 산에서 페널티를 받았을 법도 하네요. 다분 있을만한 일...아엘아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