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파르티어에게 우편 배달 같은 건 시키지 맙시다여름날 파르티어에게 우편 배달 같은 건 시키지 맙시다
Posted at 2011. 7. 21. 22:21 | Posted in 소설/단편_SS'톡톡'
누군가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독서에 한참 빠져있던 크로모도가 얼굴을 들었다. 미니 커튼으로 가려진 서쪽 창문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무더운 여름날, 실내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방 곳곳에 빙결 주문을 걸어놓은 대신 창문들은 모두 닫아두고 있었다.
귀찮다는 듯 한숨을 짧게 내뱉고, 크로모도는 서쪽 창문가로 가 노란색 커튼을 양 옆으로 확 제껴버렸다. 그러자 눈 앞에 나타난 것은,
"!"
낯이 익은 노란 새였다.
그 새가 어떤 새인지 알아 본 크로모도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귀차니즘 100% 충전 상태였다는 것도 잊고 서둘러 창문을 당겨 열었다. 그러자 창가에 서 있던 새가 한쪽 발을 들어 크로모도 앞으로 내밀었다. 그 발에는 돌돌 말린 양피지가 가죽끈으로 단단하게 묶여 있었다.
새에다 편지를 묶어 보내는 이 낡은 취향은 누구 것인지 안 물어봐도 알겠다.
가죽끈을 풀어 양피지를 받아낸 크로모도가 이 무더위를 뚫고 편지를 전해 준 아젤리나에게 시원한 차 한 잔이라도 들겠냐며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노란 새는 편지가 전해지자 마자 하늘로 날아올라가 버렸다.
할 수 없지. 그는 아쉽다는 듯 혀를 찬 후 그 자리에서 손에 든 양피지를 펼쳐 보았다.
"......."
세로로 길게 쓰여진 누런 양피지의 첫 머리에는 수행 술법사라는 사람들이 겉옷에 박아넣고 다니는 문양 같은 것이 도장으로 찍혀져 있었다. 그 밑으로는 잉크로 멋들어지게 휘갈겨 쓰인 검은 글씨들이 문장들을 이루고 있었다. 마무리로 '아엘로트'라는 이름의 서명까지 깔끔하게. 곡선이 대부분인 필기체로 깔끔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알스메르에서 여성스러운 글씨체 하나로 돼지를 휘어잡았다는 게 이 녀석이었던가. 여행을 다니던 시절 분홍 머리 꼬마가 알스메르에서 살로만 족 퇴치에 일조했던 일을 이야기할 때 들었던 내용이다.
그 여행도 벌써 2년 전 일이 되었다.
"크로모도, 그거 뭐야?"
크로미에게 물을 주는 것을 다 끝냈는지, 퀸시가 방으로 들어오면서 묻는다. 2년 전 여행의 성과는 퀸시가 다시 건강해졌다는 것.
"다녀와야겠다. 마나루스 산에."
"갑자기 왜?"
퀸시가 동그란 눈을 더욱 동그랗게 한다.
"대마법사님이 꼭 필요하다고 조르는 녀석이 한 명 있어서."
양피지를 원래대로 돌돌 말며 대답하는 크로모도를 보고 퀸시가 피식 웃고는 방을 총총걸음으로 나간다. 거기에 크로모도도 웃어버린다.
여행이 끝나고 가장 바빠진 동료들 중 한 명이라 그런지 소식도 뜸했던 녀석이다. 오랜만의 연락 덕분에 간만에 산책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알퐁스!"
"왈!"
"들었지. 준비해."
그것도 이번엔 괜찮게 긴 걸로.
========================================================================================
오후에 새 책 읽다가 떠오른 토막 샤샤샥. 제목이 주제라는 법 없죠. 없을 거라 믿습니다.
손목이 ㅄ라지만 에라이 어쩔 수 없죠. 왜 내가 다니는 활동 반경 안에는 한의원이 없는가.
작업하다 말고 외도 좀 했습니다. ...하긴 오늘 한 작업이 뭐가 있나.
언젠가부터 글 따위 버리고 그림이나 쳐 그리자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즐기자고 하는 덕질 걍 끌리는 대로 사는 멀티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버렸습니다() 게다가 글이 표현할 수 있는 범위와 그림이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꽤 다르기도 하고.
뭐...여하튼 간만에 연성물 투척.
'소설 > 단편_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폭 조각글 3번째 (4) | 2011.09.26 |
---|---|
조각글 첫 번째 (2) | 2011.09.09 |
업데이트가 없어서 자기가 아쉬워 올리는 자폭글 (4) | 2011.06.09 |
혼돈의 수호진, 역할 체인지 (6) | 2011.05.22 |
그러니까 나서면 안 되는 거야 (4) | 2011.05.11 |
동인 게임 제작에 관한 주저리 주저리동인 게임 제작에 관한 주저리 주저리
Posted at 2011. 5. 31. 02:28 | Posted in 잡담수면 제거 포션 먹고 눈이 졸리질 않아서, 머리는 졸린데, 그래서 비몽사몽 뜬눈으로 쓰는 주저리입니다. 제목은 거창하게 '동인 게임 제작'이니 뭐니 하고 있는데 그냥 주저리입니다. 진지함 반 농담 반일 것 같습니다 저도 써 봐야 알겠어요.
생각보다 진지하게 의견 피력을 했지만 반쯤 자면서 쓴 글은 맞네요 하하하.
...근데 레알 대학 졸업 전엔 하나 만들어 보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 ...방학 때 프로그래밍 서적이라도 뒤져볼까orz...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없다!!! (4) | 2011.06.25 |
---|---|
일본에서 결계의 장막 시나리오 티저 사이트가 오픈했습니다 (0) | 2011.06.10 |
그렇게 1년동안 엉킨 채 놔 두었던 것도 결국 풀어지긴 하더라 (0) | 2011.05.27 |
그냥 요즘 생각하는 것 (4) | 2011.05.25 |
어떻게 된 게 제대로 된 가족이 없어 (4) | 2011.05.05 |
데미안 머리 그리려 했는데 디오네 머리가 되었어데미안 머리 그리려 했는데 디오네 머리가 되었어
Posted at 2011. 5. 28. 22:49 | Posted in 그림/comics크로모도는 머리가 기-니까 왠지 여자 머리 해도 어울릴 것 같단 말이죠 음...
..사실 저는 데미안의 머리를 그리려 했지만 정신차려보니 모롱이는 디오네 머리를 하고 있었다..랄까 둘이 합쳐놓은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3차 NPC 아바타 이런 거 나오면 크로모도는 데미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림 > comic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만날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구를 수 있어 (4) | 2011.06.04 |
---|---|
3차 창작에서 나온 루코아엘..이 아니고 아엘루코인가 (6) | 2011.05.28 |
이거슨 무슨 내용일까요 (4) | 2011.05.21 |
이렇게 해 놓았지만 완성할 리가 없으니까 그냥 올려보기 (2) | 2011.05.05 |
에메릴의 대사 때문에 두 컷 (2) | 2011.05.01 |